top of page

SUPERMARKET 2026에서 ooooon(OhOn)은 모유진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는 관계가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 속에서 남겨지는 흔적에 주목하며, 비워짐과 채워짐이 동시에 축적되는 상태를 탐구한다. 연약한 한지처럼 불완전한 존재 위에 관계와 경험이 겹겹이 쌓이며, 얇지만 단단한 존재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작업으로 시각화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회화 전통에서 매체로서의 한지 개념을 확장하는 연구 기반의 오온 시리즈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관객 참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작업에서 관객은 모유진 작가의 드로잉 과정에 직접 참여해 한지를 만지고 붙이며 화면을 함께 만들어간다. 이러한 참여를 통해 작품은 페어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완성되며, 관객은 한지의 물성과 감각을 경험하는 동시에 작가가 말하는 ‘관계’의 축적과 변화를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관객 참여형 라이브 드로잉 [옷깃만 스쳐도 인연]

한국의 속담 중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있다. 이는 ‘길에서 옷깃이 스치는 것처럼 사소한 만남’일지라도,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의 모든 만남은 소중하다는(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양한 관계성에 대하여 줄곧 이야기해온 작가는 이 장소에서 스치듯 만나게 되는 모든 관계를 기록하고자 한다.

부스 한 면을 한지로 덮고, 행사 기간 동안 작가가 그리는 ‘선’을 중심으로 서로의 모양과 색이 겹쳐지며 관람객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화면을 만들어간다. 참여자들은 각자에게 의미 있는 사물이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모양을 한지로 자르고, 그 위에 덧그리며 선을 이어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우연과 인연의 관계가 하나의 화면 위에 시각화되기를 기대한다.

 

빈 화면으로 시작된 작업은 페어 기간 동안 점차 채워지며, 완성작은 페어 마지막 날 감상할 수 있다. 추후 작가는 한국으로 귀국하여 라이브 드로잉의 기록물들을 작품화할 예정이다.



슈퍼마켓 아트페어를 위한 기지 안내서

스톡홀름 남부, 옛 육류 산업지구의 4월에는 세계 곳곳 예술가의 캐리어가 모인다. 자신을 똑 닮은 물건을 잔뜩 몸에 이고 도착한 예술가는 배정받은 자리에 이것들을 하나둘 풀어놓는다. 작품, 진, 엽서, 오브제, 카드가 쌓이며 저마다의 기지로 변해간다. 이 기지는 나를 보여주고, 너를 궁금해하는 최소한의 조건이 된다.

​페어가 끝난 후, 짧은 대화

(민주) 안녕하세요. 모유진 작가님, 이번 슈퍼마켓 부스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무엇인가요? (유진) ‘상황을 컨트롤 하지 않고, 현장 상황에 맡겨 보자.’ 작업 내용의 전환시점에 가서 머릿속이 조금 복잡했어요. 내용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정리가 필요한 시기였던지라 짧게 만나지만 만나는 사람들과 인연에 집중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bottom of page